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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19-11-21 22:20 작성자곽진 | 대구교육본부  댓글 1건 조회 2,062회

학생이 준 코코아 한 잔, 과자 세 봉지, 레몬 사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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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하고 있는 동변초등학교에 올해 새로운 교장 선생님께서 오셨습니다.

하루는 학교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오는데 교장실 앞에 2학년 학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해서 교장실을 들여다 보니 교장 선생님께서 직접 코코아를 한 잔 씩 나눠 주고 있었습니다.

대략 20명의 학생이 코코아를 마시려고 줄을 서 있었던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코코아랑 사탕을 왜 주시는 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행복해 보였습니다.


한 달 쯤 지나서 저희 반에 2학년 이승민이라는 학생이 있는데, 저에게 코코아랑 사탕 3개를 줬습니다.

뜨거울까봐 종이컵 두 개를 포개서 1층에서 4층까지 조심 조심 들고 왔다고 했습니다.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수업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친구들이 하는 말에 제가 감동을 받아 울컥했습니다.

승민이가 선생님께 코코아 한잔을 드리려고 한달 동안 쿠폰 5장 모았는데, 쿠폰을 모으려면 책을 20권 읽고

확인 스탬프를 받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코코아는 저를 위해 한달 동안 준비한 승민이의 마음의 선물인 것입니다.

오늘은 6학년 이도한 학생이 뒷문을 열고 들어오면서 신호등을 기다리다가  5분 지각했다고 말했습니다.

의자에 앉아 한참 한자카드를 보더니 선생님께 드릴 것이 있다면서 가방에서 뭔가를 꺼냈습니다. 

그러고는 어제 방과후 발표회 준비하시느라 수고하셨다면서 선물로 과자 세 봉지 사 왔다고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뭘 좋아하실까 고르다가  좀 늦었다고 말했습니다.

책상을 붙이고 가위로 봉지를 예쁘게 잘라서 제 쪽으로 맛있는 것을 옮겨 주었습니다.

선생님 먼저 드시고 우리 먹을 거니까 어서 드시라고 했습니다.

잔소리 대마왕이라고 놀릴 때는 언제고 이제는 아이들이 저에게 맛있는 과자상을 차려 줍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있던 4학년 이한이라는 학생은 먹으면 눈이 번쩍 뜨이는 레몬 사탕이 있다고

학생들에겐 한 개, 저에게는 세 개를 주고 얼른 먹어 보라고 합니다.

한눈에 봐도 불량식품 같은데 꼬질 꼬질한 손으로

저에게 세 알 줬습니다.

그러고는 눈이 진짜 번쩍 뜨이는 지 물어 봤습니다.

항상 가방에 맛있는 건 저에게 먼저 주는 착한 학생입니다.


아이들의 마음은 참 깨끗합니다. 그래서 아이를 보고 배우라는 말이 있는가 봅니다.

소중한 아이들, 행복해야 하는 아이들, 건강해야 하는 아이들 그리고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아이들... 


한자속독강사로서 아이들의 마음을 행복하고 따뜻하게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렇게 한꺼번에 감동을 주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댓글목록

박성은님의 댓글

박성은 | 부산동남부,양산본부 작성일

곽진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는 아이들이 참 기특하면서도,
아이들에게 다정하고 따스한 선생님이겠구나..하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추운 겨울을 녹여주는 너무나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